Messi is Infinity [Sports Han Weekly]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뽑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린 지난 10월31일(한국시간).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후 주최측은 3분짜리 영상을 시상식에서 재생했다. 이 영상에서는 메시의 어린시절 모습과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등을 거쳐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 디에고 마라도나, 펠레, 요한 크루이프 등의 메시에 대한 헌사가 언급됐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8’의 숫자를 180도를 눕게해 ‘무한대’를 뜻하는 ∞의 기호와 함께 Infinity라는 단어로 ‘메시는 무한하다(Messi is Infinity)’는 문구로 경의를 표했다. 그 어떤 선수도 닿을 수 없을 8번의 발롱도르 수상을 해낸 메시는 사실상 마지막 발롱도를 통해 무한의 신으로 거듭났다. 메시를 펠레, 마라도나와 동일선상에 두려하면 항상 나오는 반박은 ‘그래서 메시는 월드컵 우승 해봤어?’였다. 무려 3번의 월드컵 우승을 주역으로 활약한 펠레, 1986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혼자힘으로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라도나에 비해 메시는 2014 월드컵에서 준우승에 그치는등 대단한 클럽 커리어에 비해 월드컵만 언급하면 작아지는 위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그런 메시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이미 35세의 나이였기에 마지막 월드컵에서 메시와 아르헨티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었다. 그러나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부터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아르헨티나와 메시를 향한 압박감은 최고치를 달했다. 하지만 메시는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을 시작으로 2차전 폴란드전 1골1도움, 16강 호주전 1골, 8강 네덜란드전 1골1도움, 4강 크로아티아전 1골1도움, 결승 프랑스전 2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7경기 7골 3도움으로 대회 MVP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우승 후 세르히오 아게로의 등에 업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경기장을 도는 모습은 1986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동료 등에 업혀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전설적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 월드컵 우승으로 메시는 36세의 나이에도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할 수 있었다. 메시의 발롱도르 얘기를 하는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와의 경쟁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2007년 호날두가 2위, 메시가 3위(카카 1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발롱도르에 모습을 드러낸 두 선수의 당시 나이는 호날두 22세, 메시 20세. 2008년 호날두가 먼저 발롱도르를 받았지만 메시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연속 수상하며 4:1로 차이를 벌렸다. 호날두는 2013년과 2014년 연속 발롱도르를 타며 3:4까지 따라붙었다가 2015년 메시가 차지해 다시 3:5가 됐다. 호날두는 2016, 2017 연속 우승으로 끝내 5:5까지 따라잡았다. 그러나 이후 메시가 2019, 2021, 2023년으로 2년 간격으로 3번을 더 타는 동안 2살 많은 호날두는 노쇠화가 진행돼 5회 수상에 머물렀다. 메시는 이번 8번째 수상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와의 경쟁심이 서로를 더 자극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게 했다”며 라이벌이 있었기에 22세에 첫 수상한 발롱도르를 36세에도 탈 수 있었던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호날두라는 또다른 위대한 선수이자 페이스 메이커가 있었기에 누구도 범잡할 수 없는 8번의 발롱도르 수상을 해낼 수 있었던 메시였다. 냉정하게 메시가 앞으로 발롱도르를 더 수상할 가능성은 없다. 이미 36세의 나이인데다 축구 변방인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고 당장 큰 국가대표 대회도 없기 때문. 그렇기에 이번 8번째 수상은 메시 시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수상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초점은 ‘다음’이다. 메시-호날두 시대가 끝났음이 공표된 상황에서 이제 누가 발롱도르를 메시-호날두만큼 탈 수 있을까다. 단연 이번 시상식에서 2위였던 엘링 홀란(23‧노르웨이), 3위였던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에게 관심이 쏠린다. 홀란은 2022~2023시즌 EPL 무대에서 데뷔시즌 3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음바페는 2022 월드컵 득점왕, 프랑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업적으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메시 역시 “앞으로 홀란, 음바페 같은 선수들이 발롱도르를 타게 될 것이다. 앞으로 멋진 경쟁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홀란-음바페 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활약 중인 윙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브라질),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20‧잉글랜드), 메시의 재림으로 바르셀로나에서 기대받고 있는 2007년생 라민 야말(스페인) 등도 차기주자로 손꼽힌다. 36세의 메시는 바로 이런 미래 세대로 평가받는 홀란, 음바페와 경쟁해 그들을 바로 뒤에 세우며 발롱도르를 타내며 현재와 미래의 가교 역할을 했다. 메시가 발롱도르 투표에 가장 처음으로 이름을 드러냈던 2007년. 그때도 월드컵이 열린 다음해 투표였고 22세 호날두와 20세 메시가 2,3위를 차지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두 선수가 13회를 양분했다. 과연 홀란과 음바페는 2007년처럼 2,3위를 탄후 다음해 15년을 양분한 메시-호날두처럼 발롱도르를 앞으로 양분하게 될까. 아니면 또 다른 선수가 등장해 ‘발롱도르 춘추전국시대’가 열릴까.

Link to the original story: https://sports.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684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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